석굴암 사진, 온라인 공개를 앞두고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751)에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창건을 시작해 혜공왕 10년(774) 완공한 동아시아 불교조각의 결정체이자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입니다.
이렇게 고대로부터 현재 우리에게 보존되어 전해지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1960년대 석굴암 복원 공사를 위해 헌신하신 초대 국립문화유산연구원장 故 김정기 박사님의 기사를 2011년에 접하면서 선친께서 남기신 사진필름들이 석굴암의 보존·복원을 위한 기초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습니다.
선친께서는 60년대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1세대로서 1971년 문화유산계에 입문하셨습니다. 1976년 ‘한석홍사진연구소’(現 한국문화재사진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보급 문화유산을 촬영하여 국내외의 많은 출판물을 통해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전력을 다하셨습니다.
특히, 석굴암 사진의 경우 1981·1986·2000년 세 시기에 걸쳐 촬영하셨는데, 그동안 교과서와 도록 등을 통해서만 일부 공개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은 없었고 촬영된 사진필름 또한 온습도 변화에 민감하여 장기간 보관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2019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설립 50주년에 맞춰 기증되고 2020년 사진집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아울러 사진집에 수록된 자료가 홈페이지에도 공개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기록에서 공개까지 연구소 관계자분들의 큰 격려와 도움이 있었습니다.
후손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1,172점의 기증된 사진필름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리되어 관련 보고서 및 선후 기록과 함께 석굴암 원형의 온전한 보존과 연구를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더불어 관련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을 위한 학교교육에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온라인 공개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분들의 마음속에 석굴암의 숭고한 아름다움이 스며들기를 소망합니다.
한정엽(한국문화재사진연구소, 유족대표)